내 개인적인 평가로 조영남은 어른이 아닌 노인에 불과해서 그에게 줄 관심 따위는 없지만, 오늘 대작(代作)자의 폭로가 관심을 잡아끈다. 물론 여기에 소감을 끄적거리는 짧은 시간 동안이겠지만..
방금 뉴스에서는 르네상스 때부터 지금까지 서구의 몇몇 유명 화가들이 조수를 시켜 대작을 시켰다며, 그것이 과연 조 씨의 주장처럼 미술계의 관행이 맞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한다.
미술계의 사정이야 내가 알 수 없지만, 예술의 측면에서 본다면 나는, 화가가 직접 그리지 않는 그림을 작품이라고 쳐주지 않고, 그런 사람을 화가로 보지 않는다. 화가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뿐 아니라 전문적인 기술을 두루 가진 사람을 말해야 한다. 단지 아이디어만 가졌다고 해서 예술가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구상만 하면 되는 것인가? 아이디어 구상만 해서 발표하면 작가의 일은 끝이고, 구성이나 타이핑은 조수를 시키고 그들이 다 해오면 검토해서 수정할 곳만 지적해주면 끝나는 게 작가의 본분이란 말인가?
조 씨나 서양의 몇몇 화가들처럼 시간이 없어서 직접 못 그리고 조수들에게 작업시키는 시스템의 작업을 사전적으로 정의하자면 '예술'이 아니라 '장사'나 '사업'이라고 해야 한다. 그것이 만일 조 씨의 주장처럼 미술계의 관행이라면 미술은 더 이상 예술의 범주에 들어선 안 된다고 본다.
다 떠나서 당최 시간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난을 겪지 않으려는 자들이 어떻게 창작자이며 예술가라고 자칭할 수 있는지? 그저 예술가입네 행세하고 싶은 저급한 허영심일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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